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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는’ 원작 웹툰과 드라마 비교 (구성, 변화, 반응)

by lognomnom 2025. 7. 3.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은 2022년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좀비 드라마로, 주동근 작가의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을 원작으로 제작되었다. 웹툰 특유의 독창적인 감성과 사회비판 메시지를 살려낸 이 작품은 드라마화되며 여러 가지 중요한 변화를 겪었다. 이번 글에서는 웹툰과 드라마 버전을 비교하며 스토리 구성, 캐릭터 해석, 대중 반응의 차이까지 상세히 분석해본다.

1. 스토리 구조와 진행 방식의 차이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은 2009년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된 작품으로, 당시엔 드물던 좀비 소재를 학교라는 밀폐 공간과 접목시켜 신선한 충격을 줬다. 반면, 드라마는 이 기본 설정을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이야기의 전개 방식과 속도, 세부 설정, 감정선의 밀도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웹툰은 초반부터 빠른 감염, 학교 내 고립, 감염자와 비감염자의 충돌을 통해 하드코어 생존물의 성격을 띠며 긴박하게 전개된다. 반면 드라마는 캐릭터 중심의 감정선에 더 무게를 두며, 감염 상황보다 인물 간의 윤리, 선택, 죄책감 등을 섬세하게 조명한다.

예를 들어, 웹툰에서는 생존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드라마는 감정의 폭발과 회복,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특히 비감염자인 채남라의 설정과 성장, 박희수의 비극적 최후, 남온조와 이수혁의 심리 변화 등은 드라마만의 서사적 추가 요소로 평가된다.

또한 드라마는 학교 밖 상황, 정치권 반응, 군의 대응 등 외부 세계의 묘사 비중이 훨씬 크다. 이는 웹툰에서는 생략된 부분으로, 보다 넓은 세계관을 통해 좀비 사태의 파급력을 보여준다.

2. 캐릭터 구성과 설정의 변화

웹툰과 드라마는 동일한 캐릭터 이름과 설정을 일부 공유하지만, 성격, 서사, 역할 구조에는 다소 큰 차이가 있다. 드라마에서는 특히 여성 캐릭터의 비중이 확대되고, 다양한 배경과 감정을 가진 인물들이 심층적으로 표현된다.

대표적으로 채남라는 웹툰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드라마 오리지널 캐릭터다. 감염과 비감염의 경계에 있는 ‘반 좀비’ 설정은 좀비물의 클리셰를 전복하면서도, 존재의 고통과 정체성의 혼란을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반면 웹툰은 주요 캐릭터들이 기능적으로 움직이며, 사건 전개를 위해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감정선이 길게 이어지기보다는 빠른 리액션과 집단적 움직임이 중심이다. 웹툰 특유의 디지털 연출 기법컷 분할은 속도감 있는 전개에 유리하지만, 감정선의 깊이는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드라마는 다양한 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감정을 상세히 묘사함으로써, 단순 생존이 아닌 ‘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담는다.

3. 독자와 시청자의 반응 비교

웹툰이 연재되던 당시에는 한국 내에서만 화제를 모았고, 좀비물이라는 장르 자체가 생소했던 시기였다. 그래서 ‘지금 우리 학교는’은 충격적인 설정과 강한 몰입감으로 주목받았으나, 지금처럼 세계적인 반응은 아니었다.

반면 드라마는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로 퍼지며, 2022년 전 세계 TV 비영어권 부문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큰 흥행을 했다. 특히 10대와 20대 시청자 층이 뜨거운 반응을 보였으며, SNS에서는 캐릭터들의 심리 묘사와 장면 전개가 큰 화제를 모았다.

웹툰 독자들은 드라마를 보며 “디테일이 보강됐다”, “원작보다 감정선이 살아 있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반대로 “긴장감이 떨어졌다”, “군중의 심리를 다루는 웹툰의 묘미가 줄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또한 원작에 없던 채남라의 등장, 드라마에서의 희생 장면 확대, 군 대응 묘사 추가 등은 팬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포인트였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드라마는 웹툰의 뼈대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감성과 글로벌 시청자 감수성을 고려해 재창조된 점이 높게 평가된다.

결론: 웹툰과 드라마,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전한 메시지

‘지금 우리 학교는’ 웹툰과 드라마는 분명히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되었지만, 다른 미디어 형식의 한계와 가능성을 극대화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웹툰은 빠른 전개와 집단 심리 묘사를 통해 생존 공포의 본능을 자극하고, 드라마는 감정선과 캐릭터 중심 전개를 통해 현실 속 관계, 윤리, 인간성을 묻는다.

드라마는 원작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보여주는 것’ 이상의 감정을 담았고, 웹툰은 당시 시대의 한계를 돌파한 과감한 도전이었다. 두 작품 모두 각자의 매력과 힘을 가지고 있으며, 이 두 개의 버전을 비교해보는 것만으로도 ‘지금 우리 학교는’이라는 콘텐츠가 가진 깊이와 가능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